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모두 경고장을 날렸다.
취임 300일을 맞은 정 총리는 지난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하셨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족이나 측근이 어떤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고, 수사를 받기도 하지 않았나. 고위공직자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추 장관과의 인사 갈등 문제와 관련해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이 없다”며 “인사안 보여주는 게 인사안 협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윤 총장은 또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윤 총장의 항명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 총리는 추 장관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을 위해서 수고를 많이 하고 있고, 그 점은 평가를 한다”면서도 “그런데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국민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실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비판한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 관련 링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하지만 추 장관의 이같은 소셜미디어 활동은 검사들의 추가 반발을 불러왔다.
최근 차기 대권레이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여권 제3주자로 거론되는 정 총리는 “지금 국민의 삶이 어느때보다도 힘들 때이고, 코로나19라고 하는 위기극복, 민생, 경제 위기 극복이라고 하는 2개의 위기를 한꺼번에 맞고 있는 상황에 제가 총리직을 맡고 있는데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하겠나”라며 “저는 그 일을 감당하는게 우선이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다른 생각보다는 현재 제게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