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검찰의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와 검찰의 특수활동비(특활비) 문제를 거론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연일 때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1일 원전 수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있다. 상당히 엄중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권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로 등극했으니 차라리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빈정거리며 윤 총장을 직격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대전지검이 (원전 수사를) 이렇게 전광석화처럼 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의 질의에 “윤 총장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이후에 전광석화처럼 이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느낌에 동의가 된다”며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고, 정부의 민주적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그야말로 정치적 목적의 편파 과잉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총장이 대전지검에 다녀간 뒤 수사가 신속히 진행됐다’는 질의에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이어 “야권과 연동이 돼서 전격적인 수사를 한다. (대전지검에) 방문했다는 것은 그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지난달 22일 감사원이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된 감사 자료를 대검찰청에 보냈고, 이후 윤 총장이 대전지검을 찾으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보수 언론 사주와 잇따라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면 검찰공무원 행동강령과 검사 윤리에 위배되기에 지휘감독권자로서 좀더 엄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 임기제는 검찰 사무에 대한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검찰을 무대로 정치하라는 게 아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분이 스스로 검찰이라는 갑옷을 입고 검찰을 정치로 뒤집고 있다”며 윤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 손”, “모종의 음모적 프로세스”라면서 추 장관을 지원사격했다.
법무부의 특활비 사용처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추 장관이 지난 1월 서울소년원에 방문했을 당시 햄버거값 등으로 291만여원을 지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장관은 “기관 운영 경비와 직원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모은 돈을 취지에 맞게 사용한 것”이라며 “특활비도 업무추진비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91만9000원은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로 배정된 금액으로 햄버거와 무관한 돈”이라며 “기관 운영경비 등은 회계감독을 받고 정확한 집행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추궁이 거듭되자 “말해야 하나? 어처구니가 없다”, “지라시를 믿는 거냐”, “품격 있는 질의를 부탁한다”고 대답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법무부 검찰국에서 올해 10억원이 넘는 돈을 특활비에 썼다고 했다.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느냐고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에게 물으니 수사업무, 정보수집업무라는 말은 못했다”며 “특활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정 총리는 전날 세종 총리공관에서 진행된 취임 3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면 (두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며 “윤 총장은 자숙하고, 추 장관은 점잖고 냉정하게 처신하라”고 지적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