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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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위반 익명신고 일주일만에 1만건 넘어서

홍콩 경찰 “국가안보처에 매일 1400개의 새로운 정보 보고되는 것”
조슈아 웡 “미국 새 정부, 홍콩 지지는 옳고 그름의 문제”
홍콩경찰이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코즈웨이 베이 지구에서 벌어진 시위를 진압하고 일부 참가자들을 붙들어 두고 있는 모습.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사례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지난 6일 개설한 지 일주일만 1만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경찰청 대변인은 “지난 12일까지 채널 개설 일주일 동안 1만개 이상의 메시지가 왔다. 하루 평균 1400개 정도”라며 “일부 메시지는 반복적인 것도 있지만, 일부는 유용한 내용으로 매일 새로운 정보가 국가안보처에 보고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경찰의 국가 보안 관련 부서에서 이 정보를 검토하고 분석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일부터 홍콩보안법 관련 사건 전담조직인 국가안보처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긴급하지 않은 정보와 사진, 음성과 영상 파일을 신고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SMS),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이메일 등의 채널을 개설했다

 

이 같은 채널 운영에 대해 홍콩 야당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의원 람 척팅은 “‘문화 혁명 2.0’이라고 명명하면서 핫라인이 주민 사이의 내분을 부추길 것이며, 단순히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24)은 홍콩 입법회에서 야당 의원 4명이 축출된 사태와 관련해 한국 언론에 “체포가 뒤따른다면 반대파 근절을 겨냥한 전면전이 될 것”이라며 “의회에는 반대의 목소리가 없어도 홍콩인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소셜미디어 등 다른 새로운 수단을 통해 계속 투쟁해 갈 것이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도 이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홍콩 사법부도 입법부도 가차 없이 무시했다. 유망한 민주 후보들의 차기 선거 출마 기회가 효과적으로 차단됐다”며 “이는 중국이 소중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의 약속을 파기하겠다는 명백한 선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웡은 4명의 의원 축출에 항의해 나머지 야당 의원 15명이 동반 사퇴한 것과 관련해 “범민주파 의원들은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의회 내 구색맞추기식 장식의 역할을 하는 대신 모두 사퇴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이제 홍콩 의회에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한다”고 말했다.

 

웡은 차기 미 행정부에 대해서도 기대를 했다. 그는 “홍콩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홍콩인들은 미 새 행정부가 홍콩을 계속해서 지지하고 우리의 민주적 가치를 보호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억압에 맞서 홍콩인들을 지지하는 것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중국과의 대화나 교섭 정책은 중국에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미국은 모든 민주국가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을 보호하는 선봉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