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요양에 머무는 빈스(97)는 얼마 전, 요양원에 방문한 딸 캐롤 브라운을 무려 8개월 만에 안아볼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문객 면회가 금지된 후의 첫 포옹이었다.
이날 빈스는 사방이 비닐로 둘러진 작은 텐트 안에서 비닐막 너머의 딸과 5분여간 대화를 나눴다.
텐트에는 팔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이 뚫렸으며, 여기에 서로의 팔을 넣어 상대방을 안을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팔이 들어가는 구멍에는 비닐커버가 달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더 덴버채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요양원은 오랫동안 부모를 만나지 못한 자녀 방문객들을 위해 이 같은 방법을 고안했다.
두께 4㎜의 이 비닐막은 그토록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싶었던 부모와 자녀의 갈증을 해소한 완벽에 가까운 해결책이었다.
현지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이곳에 방문한 자녀들이 팔을 넣어 비닐막 너머의 부모를 포옹하는 모습이 담겼다.
비록 오랫동안 함께 있을 수는 없지만, 잠시나마 상대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요양원에 온 자녀들의 호응이 이어진다고 한다.
캐롤은 “얼마 만에 아버지를 안아보는지 모른다”며, 홀로 머무는 노인을 위로하고자 한 요양원의 노력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랜만에 만난 딸을 포옹한 빈스도 “그동안 딸을 어루만질 수 없었다”며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는지 모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같은 장치를 생각한 요양원의 아만다 메이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가족을 껴안을 수 있었던 이들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흘렀다”며 “그들이 얼마나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지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캐롤은 “아버지를 안아볼 수 있다는 건 우리에게 큰 의미”라며 “정말로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거듭 요양원의 노력을 호평했다.
코로나19로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이러한 장치를 선보인 보호시설은 이전에도 있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데두술(Rio Grande do Sul)의 한 노인보호시설이 지난 6월 건물의 한 출입문에 기다란 비닐막을 둘러 설치해 화제가 됐다.
비닐막에는 높낮이가 다른 구멍을 여러 개 뚫었으며, 내외부에서 팔을 넣어도 앞 사람과 직접 닿지 않게 비닐 커버를 달았다.
비닐막 안에 선 사람이 팔을 내밀면 외부에 선 사람을 껴안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한 노인들을 위해 시설 측이 생각한 방법이었다.
외형적인 특성에서인지 CNN은 이를 ‘포옹 터널(hug tunnel)’이라 표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