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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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공항 VS 오거돈 공항 VS 문재인 공항… 가덕신공항 작명 논란

與, 김해신공항 무산시키고 가덕신공항 추진
벌써부터 신공항 이름 경쟁…김대중 공항까지 등장
동남권 신공항 예정지로 거론되고 있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전경. 부산=뉴시스

김해신공항 추진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덕신공항을 만들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신공항 이름에 대한 갑론을박이 정치권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여당의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취지로 주장한 기사 내용을 공유하며 “이런 비난 기꺼이 수용해 공항명을 지으면 좋겠다.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이라고 제안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조 전 장관이 끌고 들어온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발표하자마자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화하며 특별법까지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을 소환하는 건 과하다.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마땅치 않아할 거 같다”며 “부엉이 바위의 비극이 채 지워지지도 않았는데,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에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으로 보궐선거 생기고 그 선거용으로 가덕도 살려내는 것이니, 차라리 이름 붙일거면 오거돈 국제공항을 적극 고려해 보라”고 비꼬았다.

 

이름 논란이 불거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문재인 공항’을 제안했다. 그는 “그냥 ‘문재인 공항’이라고 하라. 문 대통령 각하의 선물이니”라며 “선물값은 우리가 치러야 하지만 왜 괜히 노무현(전 대통령)을”이라며 “이런 걸 클리엔텔리즘이라 그런다. 노 전 대통령은 보궐선거 때문에 공항을 짓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평론가 황교익씨가 “가덕도 공항에 굳이 정치인의 이름을 붙이겠다면 ‘김대중 국제공항’에 한 표를 던진다”고 글을 남기자 조 전 장관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제안”이라고 호응했다. 황씨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인물로, 김대중은 세계인의 가슴에 깊이 각인돼 있다”며 “경상도에 있는 공항에 김.대.중. 이름 석 자를 붙이면 지긋지긋한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황씨의 게시글을 공유했던 조 전 장관은 보도가 쏟아지자 게시글을 내렸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