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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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원들 ‘독일 소녀상 철거 압박’에 외교부 “위안부 해결에 도움 안 돼”

日 자민당 의원 82명 “일본 존엄에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어”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외교부는 일본 집권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독일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시키려고 압박 성명을 보냈다는 보도와 관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소녀상 허가 취소를 지지하는 성명을 소녀상 소재지를 관할하는 베를린시 미테구 측에 보냈다는 일본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 당국자는 또 “우리 정부는 제3국 내 소녀상과 관련하여 엄연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한 추모·교육을 위해 민간에서 자발 설치한 조형물을 인위적으로 철거하고자 관여하는 것은 일본 스스로도 밝힌 책임 통감과 사죄 반성의 정신에도 역행하는 행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상징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고 산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전 방위상, 다카토리 슈이치(高鳥修一) 중의원 의원, 아오야마 시게하루(青山繁晴) 참의원 등 자민당 소속 의원 82명은 지난 18일 베를린 소녀상이 설치된 미테구 측에 철거 방침을 지지하는 성명을 보냈다. 성명문은 미테구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 앞으로 발송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테의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예술 작품 또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 일반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 일본만을 표적으로 삼아, 일본의 존엄에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테구가 일방적인 정치적 지지를 나타내는 인상을 주어 일본과 독일 간의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라고도 했다.

 

앞서 독일의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지난 9월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미테구에 설치했다. 이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비롯해 일본 정부가 철거를 압박하자 미테구는 지난 10월14일까지 소녀상을 철거키로 했다. 하지만 코리아협의회가 법원에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철거가 보류된 상태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