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5등급 차량 수도권 운행 제한”

본지 인터뷰서 “우리 모두는 미세먼지 피해자이자 해결사” 강조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단기적 해결이 어려운 만큼 이번 2차 계절관리제에도 많은 실천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제공

 

우리나라의 겨울은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로 설명되듯이 미세먼지가 고농도에 이르는 날이 자주 발생한다. 정부는 1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 기간’으로 정해 특별 관리에 들어간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에게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대해 들어본다.

 

-먼저 수도권대기환경청에 대해 설명해달라.

 

“2005년 개청한 환경부 소속 기관으로, 수도권의 대기오염 문제를 현장 전방에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부여받았다,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시행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한편, 수도권 3개 시·도의 시행계획 이행실적을 해마다 평가하는 등 지자체 대기질 개선대책 추진 및 집행과정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또한 대기관리 권역 및 지역별(서울·인천·경기) 대기오염물질 목표 배출량을 설정해 자동차·사업장과 생활 오염원 등 분야별 대기오염물질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와 운행차 배출 가스 저감장치 부착, 액화석유가스(LPG) 통학차량 보급, 자동차 연료 및 첨가·촉매제 관리 등으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저감하고 있다. 중대형 사업장의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총량제로, 굴뚝 외 비산 배출되는 유해 대기오염물질은 시설관리 기준을 강화하여 각각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대기오염 측정망을 설치해 국내 대기질 현황 및 변화 추이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한편 미세먼지 대응요령 안내 등을 위한 홍보·교육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나라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에 해당 기간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조치를 취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지난해 국가기후환경회의의 국민 정책제안에 따라 처음으로 도입하였으며, 지난 3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해마다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를 미세먼지 계절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집중 관리토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수도권 중점사항은?

 

“지난달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2차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수송과 발전, 산업, 생활 등 부문별 미세먼지 배출원을 꼼꼼히 관리해 저감할 계획인데, 특히 수송 부문에서 전국 배출 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이 제한된다. 발전 부문에서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상한제약 실시, 산업 부문에서는 첨단장비를 활용한 감시 강화, 생활 부문에서는 농촌의 불법소각 감시 등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수도권에는 공장 밀집지역 인근에 주거지역이 위치해 미세먼지 농도가 타지역보다 높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노인 복지시설 등 취약계층 이용 시설이 다수 소재한 지역이 있어 이들 지역을 집중 관리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할 예정이며, 인천·경기 평택항만과 공항에 대해서도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관리 노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미세먼지 저감대책에도 불가피하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를 대비해 야외 작업자와 노인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보호 사업과 ‘우리동네 공기질 측정 서비스’ 등과 같은 조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소통을 강화해 국민 모두가 계절관리제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기관과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에게도 ‘우리가 미세먼지 해결사’라는 메시지를 적극 홍보해 일상생활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실천하도록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정복영 수도권대기환경청장이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역 광장에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동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 제공

 

-국민은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에 대한 걱정이 크다. 

 

“중국은 5-6년 전만 해도 신호등 건너편 인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던 곳이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 취임 후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을 선언하면서 최근에는 많이 개선되었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풍하지역에 위치하는 탓에 중국의 미세먼지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특히 공기 정체가 자주 일어나는 겨울철에는 고농도 오염현상이 빈번하고 이때 그 물질 성분을 분석해보면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양이 70∼80%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중국 등 국외 유입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고, 때로는 학자와 정책 담당자 간 긴장관계를 야기하기도 한다. 적당한 긴장관계는 미세먼지 해결을 둘러싼 한·중 양자 또는 한·중·일을 포함한 다자 협의체를 이끌어 내는 데 긍정적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대의 환경시장이며 지리적, 문화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접근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깊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책임을 묻고 비난만 하고 있는 사이에 일본과 유럽 등 다른 경쟁국가들이 중국 환경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한중 간에는 긴장과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도모와 미세먼지, 기상, 황사 등 선행정보 취득 등 실질적 정책을 펼쳐야 오염도 개선하고, 수출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언론에 배출 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에 대한 언급이 많다. 운행 제한제도는 무엇인가?

 

“수도권 초미세먼지의 약 50%가 수송 부문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경유차는 전체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운행 제한은 계절관리제 기간(12월~3월) 동안 수도권에서 시행되며, 전국에 등록된 배출 가스 5등급 차량 중 저공해 조치(DPF 부착 등)를 하지 않은 차량이 단속 대상이다. 단속 시간은 평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이고 주말과 휴일에는 시행하지 않으며, 위반 시 최초 적발된 지자체에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다만 5등급이더라도 긴급 차량, 장애인 차량, 보훈 차량 등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저감장치 미개발, 장착 불가, 저공해조치 신청 차량에 대해서도 인천과 경기는 내년 3월까지, 서울은 이달까지 각각 미룰 예정이다. 단 서울도 생계형 차량은 내년 3월까지 유예한다. 위반 차량 중 내년 11월 말까지 조기 폐차 또는 저공해 조치를 마친 차량은 과태료를 취소· 환불해줄 계획이다. 운행 제한이 개인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과도한 조치가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하는 대책인 만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 아울러 정부는 5등급 차량에 대한 조기 폐차나 저공해조치 지원사업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으니 차주들은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최근 수도권 사업장에서 미세먼지 자발적 감축 협약을 맺었다는데, 이는 무엇인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고농도 미세먼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환경부와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 간 체결한 협약이다. 현재 전국에는 12개 업종, 122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도권에는 그 중 15%인 18개 사업장이 있다. 참여 업종은 발전과 지역난방, 석유화학, 제철·제강 등이다. 앞으로 공공 부분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원회수 시설 19개도 연내 참여시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시행된 1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국민과 기업에서 불편을 감수하고 동참해준 덕분에 시행 첫해임에도 많은 성과를 보였다. 1차 계절관리제 아래에서는 기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과 결부되어 미세먼지(PM 2.5) 관측 이래 가장 좋은 농도를 나타냈다. 미세먼지 문제는 단기적 해결이 어려운 만큼 이번 2차 계절관리제에도 많은 실천과 관심을 부탁한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하기와 재택근무 확대 등은 많은 효과가 기대되는 정책으로, 국민과 기업이 앞장서 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지차수 선임기자 chas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