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지역 시내버스 회사 대표가 시에서 받는 보조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시민단체 ‘경주를 사랑하는 모임’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보조금 161억원을 받은 ㈜새천년미소가 대표이사 등 임원 급여를 2배나 올리는 것도 모자라 값비싼 부품을 구입하는 등 불·탈법을 저질렀는데도 경주시의 조치는 경고에 그친 데다 경주시의회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민단체는 ㈜새천년미소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고발했다.
앞서 ㈜새천년미소는 ‘보조금 집행 부적정’을 비롯해 ‘대표이사 및 임원 급여 고액 인상’, ‘전 대표이사 고문 선정’, ‘불필요한 사무실 임차’ 등 경주시로부터 11가지 시정·권고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시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지도·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새천년미소는 법적 근거도 없이 올해 받은 보조금을 지난해에 사용된 유류비와 차량유지비, 임차료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보조금 집행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해 이미 지급된 보조금을 반환하라고 지시했다.
㈜새천년미소는 올 1∼8월 보조금 전용 계좌로 지급받은 78억원을 회사의 수익금 통장으로 계좌이체해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2억7600만원의 연봉을 받은 대표이사 등 임원 급여를 인상 전으로 환원할 것을 지시했다. 이 회사는 버스기사 등 운전직 직원의 통상임금은 3% 수준으로 인상한 반면 관리직 직원 37명 가운데 15명(대리~대표이사)의 기본급은 12~31% 인상했다.
전 대표이사를 고문으로 선임해 급여와 상여금 등 1억485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시는 기존 자동차 정비 부품업체보다 25%가량 비싸게 공급하는 특정 업체에 자동차 정비 부품을 납품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시는 부적절하게 집행한 보조금 16억2500만원을 올해 말까지 환수할 방침이다.
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