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의회의 평화의 소녀상 영구 설치 결정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이날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베를린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소녀상은 저희들을 사랑해주시는 독일의 모든 분께 거듭 감사를 드리며 영원히 이 소녀상을 지켜주세요”라고 했다.
함께 공개한 영상에서도 이 할머니는 “독일 소녀상을 철거할 적에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그런데 여러분이 노력하셔서 이렇게 좋은 소식이 들리도록 해주신 독일 여러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시간) ‘평화의 소녀상’ 영구 설치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은 소녀상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당초 내년 8월14일이었던 설치기한을 내년 9월 말까지로 6주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미테구청의 소녀상 설치 허가 결정 후 지난 9월 말 미테지역 거리에 소녀상이 세워졌다. 하지만 설치 이후 일본 측 항의에 미테구는 지난 10월7일 철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베를린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가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자 철거 명령을 보류한 바 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도 이날 열린 제1468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미테구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일본 정부와 국회가 조직적으로 나선 ‘철거 작전’이 무산됐다. 일본의 끈질긴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켜낸 베를린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