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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진 어렵다고 한 문항은 수정“… 2021 수능 출제 경향은

입력 : 2020-12-04 06:00:00
수정 : 2020-12-04 01: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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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 출제 경향
수학 가형 초고난도 30번 쉬워져
4점 문항 대부분은 난도 올라가
시간 안배 따라 점수 좌우될 듯
국어, 독서영역 지문 길지 않고
화법·작문도 쉽게 출제돼 평이
영어는 지문 짧고 새 유형 없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한 수험생이 제주제일고에 마련된 시험장에 입실해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의 경우 일부 까다로운 문항이 있었지만 ‘초고난도’라 볼 만한 문항은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일부 입시 전문가는 “감염병 상황을 감안해 1교시인 국어를 쉽게 출제한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수학 가형은 초고난도 문항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인 ‘고난도’ 문항이 상당히 변별력 있게 출제되면서 특히 중위권 학생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나형은 초고난도 문항이 쉬웠던 데다 올해 새로 시험 범위에 추가된 부문의 문제도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돼 체감상 난도가 낮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영역은 대체적으로 지문 길이가 짧고 EBS 연계 지문 또한 난도가 상당히 쉽게 출제된 편이었다.

◆“국어, 초고난도 문항 없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국어 영역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문항으로 전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운 수준이었다”며 “보통 상위권을 변별하던 독서 영역에서도 지문이 길지 않고 어려운 개념이 출제되지 않아 체감상 쉬웠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초고난도 문항이 보이지 않고 문학에서 대체로 친숙한 작품으로 출제돼 대체로 쉬운 편”이라고 평했다. 입시업체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화법·작문이 평이했고, 문법에서 새로운 문항 없이 기출에서 다루던 내용이 출제됐다”며 “문학 영역에서 EBS 연계가 뚜렷했다”고 전했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법 영역이 수험생들이 자주 틀리는 문항으로 구성됐다”며 “문학은 대부분 EBS 연계 작품이었지만 소설에서는 EBS에 수록되지 않은 장면이 출제돼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학 가형은 ‘시간 안배’가 관건”

국어와 달리 수학 가형의 경우 전년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임성호 대표는 “초고난도 문항 난도를 낮춰 외형상으로는 쉬운 방향으로 출제하려 한 것처럼 보이나 그 외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있어 상위권과 중위권 간 체감 난이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3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중위권 학생들이 시간 부족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치우 소장은 “초고난도 문항보다 비교적 쉬운 ‘고난도’ 문제의 난도가 상당히 높게 나와 중위권 학생들이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관 총원장도 “수학 가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시간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단순 공식이나 기계적인 반복풀이를 훈련한 학생에게는 많이 까다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윤곤 소장 또한 “초고난도 문항인 30번이 다소 쉬워진 반면 4점 문항 대부분이 난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다만 수학 나형은 초고난도 문항이 쉽게 출제되면서 체감상 쉬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년 수능,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며 “올해 새로 시험범위에 추가된 지수로그, 삼각함수 부문 문제도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했다. 정용관 커넥츠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초고난도보다 한 단계 낮은 고난도 문항 난도가 낮게 나와 상위권 학생은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3일 부산광역시 경남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수능 고사장에서 시험 감독관이 수험생의 수험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어, 지문 길이 짧고 새 유형도 없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은 전년 수능 대비 대체로 약간 쉽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임성호 대표는 “EBS 연계 지문 난이도가 대단히 낮고, 비교적 어려운 유형으로 평가되는 ‘빈칸추론’ 문항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지문 길이도 짧았다”고 분석했다. 대성학원도 “새로운 유형이 등장하지 않았고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와 문항 배열 또한 같은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우연철 소장은 “문제 유형이 예년과 대동소이했고 지문의 주제나 문장의 난이도, 어휘 등은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다만 EBS 비연계 지문 내용이 약간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있었다. 남윤곤 소장은 “EBS 비연계 문제 내용이 추상적이고 선택지도 어려운 측면이 있어 중하위권 수험생은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은 몇몇 문항을 제외하고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진 소장은 “‘대의 파악’ 유형과 ‘간접 쓰기’ 유형에서 변별력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고 평했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교수가 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출제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검토진이 어렵다고 한 문항 수정”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난이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학생과 졸업생 간 학력 격차, ‘중위권 붕괴’ 등 성적 양극화가 2021학년도 수능 등급을 가를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3일 오전 브리핑에서 ‘난이도 논란이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미 6월,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통해 재학생 수준을 확인했고 수능도 모의평가에 기초해 출제했다는 이유에서다.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도 “검토진이 어렵다고 반응을 보이는 문제를 수정하는 데 신경을 썼다”며 난이도 조절에 공들였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성 평가원장, 민 출제위원장, 정인실 검토위원장(한서대 교수)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6월, 9월 두 차례 모의평가에서 확인됐고 수능에도 반영됐나.

 

“지난 6월·9월 모의고사 분석 결과 성적 분포 등에 있어서 예년과 달리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예년 기조를 유지해 출제하되, 특히 더 어려워지지 않도록 조심했다.”(민찬홍)

 

―성 평가원장이 2019학년도 수능 당시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지 못해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올해도 같은 논란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학력 격차나 여러 가지 수험 준비도 등 상황들을 다 고려했기 때문에 적정한 난이도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이사항이 발생한다면 그때 또 의견을 말하겠다.”(성기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대전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난이도 조절을 위해) 제재 선정이나 지문 길이 등 구체적으로 조절한 사항이 있나.

 

“검토진에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수정했다.”(민찬홍)

 

―이미 2년 전 수능은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올해도 그 정도 수준에서 출제됐다는 말인지 궁금하다.

 

“전전년도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었고, 이미 작년부터 이른바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는 노력이 충분히 이루어졌다. 올해도 초고난도 문항은 피하려고 최대한 애썼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출제 기조는.

 

“ 절대평가의 취지를 살려 예년의 기조를 유지하되, 특별히 등급 간 인원 수를 조정하거나 하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김승환·이동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