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첨예한 갈등을 빚은 중국은 미국에 맞설 첨단 장비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칼’은 H-20 전략폭격기다.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H-20은 극초음속 미사일 4발을 탑재한 채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다. 미국 B-2와 유사한 외형으로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통합방위안보연구소(RUSI)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국 공군이 H-20을 보유하게 되면 괌과 하와이, 미 본토 서부 연안도 폭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괌과 오키나와를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폭격기를 개발하는 한편 본토 방공을 위해 신형 대공미사일 도입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SLBM 확보에 적극적이다. 바닷속에 있는 잠수함은 탐지가 어렵다. 한·미 연합군이 북한 내 탄도미사일 기지를 파괴해도 동해상에 SLBM 탑재 잠수함이 한 척이라도 활동하고 있다면, 북한은 언제든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에 반격을 꾀할 수 있다.
북극성 SLBM은 대미 반격 능력 확보에 몰두하던 북한의 야심작이다. 2015년 첫 시험발사를 한 북극성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 이상으로 추정됐으나 지난해 10월 발사된 북극성-3형은 탄두부 모양이 바뀌고 비행거리도 2000㎞가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0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북극성-4형이 공개됐다. 북극성-4형은 탄소섬유로 제작됐으며,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굵어져 비행거리 및 탄두중량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북한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전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한계도 적지 않다.
중국은 군 수뇌부의 실전 경험 및 지식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수뇌부의 실전 경험은 1995~1996년 대만해협에서 미사일 시험발사에 참여한 것이나 1970년대 말 중국-베트남 전쟁 참가 정도다. 최근까지 실전을 치른 미군, 러시아군과 대조적인 대목이다. 첨단 무기와 군사 기술을 수뇌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전력증강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북극성 SLBM이 핵억제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수량을 갖추는 문제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SLBM을 사용하려면 이를 탑재할 잠수함을 만들어야 하는데, 잠수함 설계와 건조 기술은 난이도가 매우 높고 거액의 비용이 소요된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