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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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덕에 스마트공장 구축… 생산량 월 5t → 50t ‘껑충’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102) 손세정제 생산업체 '앤제이컴퍼니'
회사 살리려 동아줄 잡는 심정으로…
“이대론 안돼” 중기부에 스마트공장 신청
멘토기업 삼성전자 만나 공정 전반 수술
투자보다 효율에 방점… 생산 10배 향상
혁신 계기 나눔 앞장… 해외시장도 ‘노크’

중소기업 ‘스마트’ 전환 팔 걷은 삼성
매년 100억 조성 中企 2500곳 지원 계획
2020년은 방역 제품기업 패스트트랙 지정
마스크업체 4곳 재세팅으로 생산 51% ↑
지난달 23일 전북 군산의 앤제이컴퍼니에서 주남진 대표(왼쪽)와 송낙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멘토가 손세정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코로나 정국에 손세정제를 제때 공급하지 못했죠.”

 

지난 2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자 시장에선 ‘손세정제’ 수요가 급증했다. 갑자기 터진 감염병 사태에서 손세정제는 없어서 살 수 없는 제품이었다. 손세정제를 생산하는 업체 상당수가 소규모인 탓에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손세정제 생산 업체 ‘앤제이컴퍼니’도 소규모 업체 중 한 곳이었다. 지난해 앤제이컴퍼니의 손세정제 생산량은 월 5t에 불과했다. 그런 작은 업체에서 코로나19가 터지자 월 50t의 손세정제를 생산해내며 국내 공급에 기여했다. 이 기업의 손세정제 생산량이 1년 만에 10배가량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마트 전환 후 생산량 5t  → 50t 

 

지난달 23일 군산의 앤제이컴퍼니에서 만난 주남진 대표는 “죽어가던 회사를 삼성전자 덕에 살려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기 전 앤제이컴퍼니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손세정제를 생산했다. 생산 전 과정은 직원 2명에 의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용기에 담는 세정액은 손주전자로 일일이 옮겼고, 포장과 운반 역시 사람 손으로 진행했다. 공장의 작업환경이나 동선이 비효율적인 탓에 월 생산량은 5t에 그쳤고, 2명의 직원에게는 그마저도 버거운 작업이었다.

 

주 대표는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신청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스마트공장 사업을 신청한 중소기업의 지원 여부를 심의한 뒤 멘토 기업을 연결해준다. 뜻밖에도 주 대표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멘토로 만나게 된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센터의 송낙준 멘토였다.

 

송 멘토가 앤제이컴퍼니를 찾았을 때 회사 사정은 좋지 못했다. 생산량이 저조한 탓에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유통 판로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송 멘토를 만난 뒤로 앤제이컴퍼니는 생산방식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이뤘다. 흔히 스마트공장이라 하면 첨단장비를 동원해 생산과정을 효율화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송 멘토는 시설이나 장비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전수했다.

 

주 대표는 “삼성전자 공장을 견학했을 때 화려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오래되면서도 효율적인 생산방식에 감탄했다”며 “그런 수십년의 노하우를 송 멘토님을 통해 전수받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송 멘토는 앤제이컴퍼니의 작업공간과 물류공간을 분리하고 동선을 개선했다. 기존의 공장에는 손세정제 생산에 필요한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어수선했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생산라인의 동선이 체계화되자 동일한 인력에서도 생산량이 증가했다. 손주전자로 세정액을 일일이 옮기던 과정도 충진장비를 투입해 생산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물류 동선에는 직원들이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레일을 설치했다. 그 결과 앤제이컴퍼니의 손세정제 생산량은 지난해 월 5t에서 올해 50t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공장 직원 수도 2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주 대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계기로 나눔에도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손세정제 수요가 급증하자 중소기업중앙회와 유엔난민기구, 파키스탄, 몽골, 베트남 등에 손세정제를 기부했다. 해외시장도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주 대표는 “영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도 저희 제품에 관심을 갖고 먼저 연락을 준다”고 말했다.

◆삼성, 중소기업 스마트 전환에 앞장

 

삼성전자는 앤제이컴퍼니 외에도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한 올해 초 마스크와 진단키트, 손소독제 등 보건용품 제조 기업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지원했다. 지난 2월에는 마스크 제조 기업 4곳에 50여명의 전문가를 파견해 신규설비 세팅과 노후설비 재가동 등을 거쳐 마스크 생산능력을 51%가량 개선했다. 일부 필터가 부족한 기업에는 삼성 유통망을 활용해 공급처를 연결해주고,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필요한 자재의 국내 수급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을 2018년부터 향후 5년간 중소기업에 필요한 종합지원으로 발전시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18년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매년 100억원씩, 향후 5년간 1000억원을 조성해 2500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처음 한 2016년에는 대상 기업이 479개였지만, 지난해에는 566개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협력사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제조 현장의 혁신을 통한 기업문화 개선과 중소기업의 혁신기반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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