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이목(耳目)이 둘인 이유는 많이 듣고 많이 보라는 뜻이다. 입이 하나인 까닭은 나의 말을 줄이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지 말고 정직하라는 것이다.
입이 하나뿐이라면 두말을 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시차를 두고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한다. 소중한 시간을 거짓말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요즘 나라의 부뚜막에 올라가 살코기를 탐하는 이들은 예전에 정의와 공정을 외치던 위정자들이다. 그들은 온갖 반칙을 저지르면서 그것을 개혁이라고 우긴다. 민주화를 목놓아 부르짖던 자들이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 일찍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율배반이자 표리부동이다.
옛 사람들은 '일구이언 이부지자( 一口二言 二父之子)'라는 경구로 말 바꾸는 행위를 경계했다. '아버지가 둘인 아들'이라는 뜻의 이부지자는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불륜을 저질러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자식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자기를 낳은 어머니가 새 서방을 둔 화냥년이란 아주 험한 말이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위정자들은 권력의 위세로 자신들의 비리를 덮으려 한다. 한줌의 권력으로 잠시 치부를 가릴 순 있겠으나 구린내 나는 썩은 악취는 무슨 수로 없애겠는가. 부모까지 욕먹이는 짓은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천륜의 죄악이다.
배연국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