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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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통과하자 與 대권주자들의 '숟가락 얹기'

이낙연 “공수처장 후보 추천·임명 절차 신속 진행 지원”
정세균, 15년 전 원내대표 시절 사진 꺼내며 “팔 걷어붙이겠다”
추미애 “이제야 출범 눈앞에…검찰 조직 문화 바뀔 것”
자가격리를 마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 3일 국회로 출근,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입법과제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10일 본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핵심 내용은 7명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6명에서 ‘3분의 2’인 5명으로 완화, 야당 측 위원 2명의 거부권을 담은 것이다. 사실상 여권 주도로 원하는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게 돼 공수처 연내 출범을 눈 앞에 둔 셈이다. 그러자 여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법 개정을 환영하면서 성과를 두고 숟가락 얹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공수처 설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회창 대통령 후보도 약속했으나 번번이 무산돼온 것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공약해 지난해말 어렵게 입법했다”며 “그렇게 법이 만들어졌지만, 공수처 출범은 계속 지체되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그토록 오래됐고 어려웠던 공수처 출범을 이제라도 이행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신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기뻐했다. 이 대표는 “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며 “공수처 출범을 응원하고 저희들을 격려해주신 모든 분께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사진을 꺼내 올리면서 “공수처 설치 특별법 꼭 처리하겠다는 해묵은 약속이 실현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시 기필코 통과시키겠노라 선언한 공수처 설치 특별법은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과 검찰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며 “노무현 대통령님의 숙원이셨던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죄책감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 후 평생 아물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고 돌아봤다.

 

정 총리는 “공수처 설치는 첫 논의가 시작된 약 20여 년 동안 여러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며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자 국민의 명령이며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년의 진통 끝에 결실을 맺은 공수처법 통과를 환영한다”며 “총리 소속 공수처 설립준비단 책상의 먼지, 이제 털어내고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여권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서야 공수처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직 검사 출신 의원께서는 공수처법 수정안 제안설명을 정치연설로 갈음하셨다”며 “아직도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 공수처가 출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공수처가 출범하면 우선 내부적으로 검찰 조직 문화가 완연히 달라질 것이라 기대한다”며 “검사동일체 원칙이란 구시대적 명분을 뿌리 삼는 지배와 복종의 일사분란한 지휘체계가 힘을 잃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인내하고 기다려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