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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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규제’에도 꿋꿋… 수도권 찍고 지방 옮겨간 집값 상승세

한달 새 창원 성산구 8.47·울산 남구 4.9%↑
대구 수성·부산 부산진구도 4% 넘게 올라
2020년 서울서 노원구 상승률 30.6%로 1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실거래가 내역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치솟았던 집값 상승세가 최근 지방으로 옮겨붙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올 초보다 2배 이상 집값이 뛰는 등 과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겹규제에도 규제를 피한 인근 지역의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11월 첫째 주∼12월 첫째 주 누적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로, 상승률이 8.47%에 달했다. 경기 김포시(6.47%)와 창원 의창구(5.85%)도 5%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 파주시(4.95%), 울산 남구(4.91%), 부산 부산진구(4.45%), 대구 수성구(4.05%) 등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상위 10위 지역 중에서 서울은 한 곳도 없었고, 7곳이 지방이었다. 상위 10개 지역은 모두 비규제지역이었는데 정부가 지난달 19일 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고, 아직도 4곳은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창원 성산구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억원을 넘지 못하던 반림동 노블파크(84.99㎡)가 지난달 16일 6억6000만원(7층)에 팔렸다. 올해 초 6억∼7억원 수준이었던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 2차 아이파크 1단지(84.94㎡)는 지난 10월 12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서 2배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지방 광역시·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 0.35% 올라 한국부동산원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에서도 인기 단지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전세난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은 전셋값이 흔들리면 매매가격도 불안해지는 특성이 강해서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큰 지역은 노원구로 나타났다. 각종 부동산 규제와 전세난 여파로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 선호도가 커진 영향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11월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노원구가 30.6%로 가장 높았고, 성북(30.0%), 강북(28.5%), 동대문(27.1%), 도봉(25.7%)구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통적인 부촌으로 꼽혀온 서초(9.9%), 용산(11.0%), 강남(12.0%), 종로(13.1%) 등은 같은 기간 상승률이 10% 안팎에 머물렀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