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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반론권 보장’ 뒤집은 민주… 국정비판 생중계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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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강제종료’ 돌아선 與
김태년 “주제 무관 시간끌기 일관
코로나 위기인데 시간낭비 안돼”
‘종결 동의서’ 본회의 표결 절차
국정원법 이어 대북전단금지법
남은 입법도 연내 속전속결 방침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가운데)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여야가 13일 국가정보원(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강제종결을 놓고 극한 대치를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해 필리버스터를 강제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명분으로 강제종결에 나섰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야당의 국정운영 비판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면서 남은 주요 법안을 일방 처리하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데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초 야당의 입장을 고려해 충분한 반대 토론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으나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논리를 갖춘 반대 토론을 하기보다 주제와는 무관한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무제한 토론이 아니라 무제한 국력 낭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종결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대응을 주요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고 당장 코로나19 3단계 조치를 시행해야 할지 모르는 위급한 시기에 국회가 소모적인 무제한 토론만 이어간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이제 국회의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이날 저녁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정원의 어두웠던 과거를 단절하고 진정으로 국익만을 위해 일하는 정보기관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개정안”이라며 “(국회) 정보위에서 많은 토론이 있었고 야당과 조정할 건 조정했다”고 절차적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난 12일 오후 8시쯤 범여권 의원 176명이 참여한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국회 의사과에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나면 해당 동의서는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범여권 의석은 구속 수감된 민주당 정정순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173명에 열린민주당 3명, 이용호·김홍걸·이상직·양정숙 등 범여권 성향 무소속 4명, 기본소득당·시대전환 2명 등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5분의 3(180명)을 넘는다.

국민의힘은 첫 번째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인 공수처법에 이어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이어왔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13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에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국정원법이 처리된 이후로도 여야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정원법과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연내 입법을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정기국회 때 처리하지 못한 입법 과제도 강행 추진할 심산이다.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가 선정한 15개 과제 중 12개를 지난 정기국회 때 처리했다. 현재 남은 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등 3건이다. 3개 법안 모두 소관 상임위 내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라 논의 진척을 위해선 ‘필리버스터 정국’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강하게 나온다.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마냥 늦출 수 없다. 필리버스터 진행 중에도 국회의장의 허락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열 수는 있지만,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이유로 보이콧 등을 이어갈 경우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