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채널A의 검언유착 보도 관련해 MBC와 제보자X로 알려진 지현진과 유착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다수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윤 총장이 검언유착 의혹을 받은 한동훈 검사장 대한 대검 감찰부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애당초 검언유착 사건이 MBC와 지씨의 함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15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징계위에서 윤 총장 징계 기초조사를 담당했던 이정아 대전지검 검사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기록을 제출, 모순되는 점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지난 2월 17일 채널A 이모 기자가 교도소에 있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시점 이전에 지씨와 MBC 사이에 이뤄진 수차례 통화 내역이 징계위에 증거로 제출됐다. 이모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2월 14일 전인 2월 초에 지씨와 MBC 관계자가 통화했다는 내용으로 윤 총장 측은 “함정을 이미 마련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씨는 수감된 이철 전 대표를 대신해 채널A 기자를 만난 인물이다. 지씨는 채널A 이모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며 이 사건을 MBC에 제보했다.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도 지씨와 MBC 관계자의 통화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와 MBC 관계자의 통화 내역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윤 총장에 대해 수집한 감찰자료 중 일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윤 총장은 양쪽을 균등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며 “한 검사장 측 비위 의혹과 MBC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징계위에 참석한 증인들과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들은 무성의한 징계위원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답정너’라고 성토했다. 한 증인은 심문 과정에서 자신이 업무할 때 썼던 수첩을 가져와 일부 메모를 낭독하려고 했지만 징계위원들이 “충분하다”고 진술을 중단시켰다고 증언했다.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과 박영진 울산지검 형사2부장,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가 징계위에 약 600쪽 분량의 자료를 제출했지만 정한중 위원장 직무대리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변호인 제출을 통해 가까스로 징계위에 자료를 넘길 수 있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가 확보한 증거 자료조차 징계위에서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결론을 내리려고 했다”며 “자료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결론을 내리나. 관심법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 측은 증인 심문이 종료된 후 최후 진술을 요구한 징계위 요청에 반발,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징계위는 윤 총장 측의 최후 진술 없이 이날 오후 9시 무렵부터 최종 징계 심의에 돌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