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관철동에서 운영 중인 중고서점 외벽에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장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이른바 ‘쥴리 벽화’를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서점 대표이자 건물주는 자진 철거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추가로 현수막까지 걸겠다고 했다.
건물주 여모씨는 29일 뉴스1에 “관철동 골목은 지저분하고 청소년이 담배 피우고 소변 보는 자리이다 보니 밝게 하려고 벽화를 그리고 태양광 조명까지 설치한 것”이라며 “그 김에 재미있게 하려고 풍자 그림을 그렸다”고 벽화 제작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이슈의 중심에 있고, 부인 김씨가 ‘나는 쥴리가 아니고 동거한 사실도 없다’고 해 편안하게 그린 것뿐”이라며 “김씨가 ‘쥴리가 맞다’고 인정하면 내리겠다”고 사실상 자진 철거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깨끗하게 쥴리를 인정했으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니 안 그렸을 텐데, 철저하게 부인하니까 그린 것”이라며 “그냥 웃어넘기면 될 걸 계속 건드니 추가로 현수막도 내걸려고 한다”고 밝혔다.
여씨는 보수 유튜버 등이 찾아와 항의하며 시끄럽게 한다면서“‘통곡의 벽’이라는 ‘윤짜장’ 현수막도 주문해놨다“고도 했다. 윤짜장은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이들이 그를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여씨는 또 “건물에 임차인이 다 나가고 구하기도 어려워 1층과 2층을 직접 공사하고 중고서점 인테리어를 하면서 벽화를 그린 것”이라며 “자리 잡히면 관철동 골목에서 중고서점과 벽화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관철동 골목이 정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걸 풍자하고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풍자 벽화의 거리가 됐으면 한다”며 “풍자는 어떤 것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며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 두드려 맞는 것도 싫다”고 일축했다.
여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있다”며 “정치적 의도도 없고, 배후도 없다”고 강조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조선대 82학번으로 학내 연극회 출신이다. 조선대가 위치한 광주에서는 연극계 인사와 교류가 깊었고 호텔업 등을 해 재력가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