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범 논란’을 빚어온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 선고 공판이 사건 발생 32년 만에 열린다.
수원지법 형사12부는 17일 오후 수원법원종합청사 501호 법정에서 이 사건 재심 청구인 윤성여(53)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선고공판은 재판부가 30분 안팎에 걸쳐 판결문을 낭독하고 주문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무죄 선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경찰의 불법체포 및 감금, 폭행·가혹 행위가 있었고 유죄 증거로 쓰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가 조작된 점,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7)가 자신이 진범이라고 증언한 점 등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이춘재 8차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윤씨도 최후진술에서 “‘왜 하지도 않은 일로 갇혀 있어야 하나’, ‘하필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등의 질문을 30년 전부터 끊임없이 던져왔다”고 토로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32년 전인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중학생 박모양이 성폭행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