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소식에 민주당 내 시선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모였다.
연말, 늦어도 연초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지만, 한편에선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 장관은 그간 출마 질문이 나올 때마다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안 대표의 출마란 새 변수가 나오면서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 주자로 유력한 잠룡이 나선 만큼, 민주당으로선 적어도 박 장관 같은 대중성을 갖춘 중량급 인물을 내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에서다.
박 장관은 각종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 장관의 거취는 개각과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여권에선 물리적 여건상 문재인 대통령이 연말 추미애 법무장관의 후임자만 지명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박 장관이 조기에 결단한다면 개각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고위급까지 교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0일 "박 장관이 아직 신중한 태도지만 조만간 마음을 굳힐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안철수 변수로 인해 여권의 다른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86운동권 그룹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은 유력 예상 주자들 가운데 가장먼저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공주택 16만호 확충과 코로나19 백신 무료공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친문(친문재인)계 당원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박주민 의원도 새해가 오기 전 장고를 끝내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3파전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선 추미애 법무장관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추 장관의 경우 무엇보다 이번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여권의 골수 강경 지지층의 마음을 얻은 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추 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가능성이야 있고 본선에 나가면 해볼 만하다고 보이지만 당내 경선은 또 다른 문제"라면서 "본인은 아직 보궐선거에 대한 뜻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