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는 각계 지적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1일 언론 탓을 하고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는데도 국내 언론 보도가 일본의 극우 언론을 연상하게 한다는 발언이 민주당 지도부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접종 시기와 관련해 한국은 빨라야 2, 3월이란 기사가 보도됐고 많은 국민들로부터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얼핏 보면 한국을 적대시하는 극우언론 기사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 언론 보도 내용”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받아쳤다. 김 원내대표는 “안전성 검증을 원칙으로 세우는 것은 국민과 함께 이룩한 방역 성공 덕분”이라면서 “미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으로 백신 접종만이 유일한 방역 조치인 나라”라고 했다. 또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나 안면마비 등 부작용이 있다는 보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달리 백신 접종이 늦어진 데는 정부의 판단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정 총리가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그렇게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측면이 하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정 총리는 “정부 내에 백신TF를 지난해 7월 만들어 가동할 때는 확진자 숫자가 100명 수준이었다”고 했다. 당시 정부가 국민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 가능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백신 확보 시점을 검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정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신동근 최고위원은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야당과 보수언론 태도를 보면 무척 실망스럽다. K방역 흡집내기에 몸이 달았다”고 했고, 양향자 최고위원은 “코로나 인포데믹(거짓정보의 광범위 확산 현상)에 확실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