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및 국내의 논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의회·비영리단체에서 한국 국회의 개정안 의결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정부·여당은 이에 반박하면서다. 하지만 양쪽의 초점이 달라 평행선만 달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민주주의 확산’을 목표로 미 국무부, 의회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비영리단체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보의 확산을 범죄시하는 것은 (한국) 통일부 차관이 말한 것처럼 더 효과적으로 인권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촉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지난 20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남북한 간 대화와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인권 문제와 관련된) 목표를 이루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거슈먼 회장은 통일부가 최근 배포한 법안 설명자료에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잘못 사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통일부는 설명자료에서 거슈먼 회장이 지난 6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효과적인 정보 유입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인용했다. 거슈먼 회장은 이는 자신이 한 발언의 전체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인용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한정적으로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엔 인권 감시체제, 미국 조야 등에서 나오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문제제기는 대부분 전단 살포가 북한인권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떠나 전단살포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자유로운 정보 유통을 목표로 하는 인권 보호 체계의 상징성을 손상시킨다는 점에 집중한다. 하지만 정부·여당의 반박은 주로 법안이 △제3국을 통한 전단 살포행위를 금지하지 않고 △접경주민의 생명권이 표현의 자유에 우선한다는 데 집중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전날 38노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대한민국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따라 완벽히 지켜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라디오방송에서는 “(대북전단 살포로) 중국을 통한 자유로운 정보의 유입을 오히려 차단하는 역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날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은 미 의회의 초당적 국제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지 의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해당 법안과 관련된 청문회의 실무작업을 함께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내년 초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주형·김주영 기자 jh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