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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적포기자와 입국금지 차별?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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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실 아님

유승준 논란 재점화 살펴보니
유, 소집 기일 이미 한 차례 연기
시일 임박해 출국… 美 시민권 따
법원 “병역 회피 의도 있다” 판단
“입대 약속 못 지킨 것” 주장도
법률상 의무 명시… 헌법 어긴 것

병역기피 문제로 2002년 이후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스티브 유(유승준·사진)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지난 17일 병역기피를 위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의 국내 입국을 막는 패키지 법안(국적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을 발의했다. 이에 유씨는 지난 19일 “뭐가 무서워서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를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고 거칠게 반발했다. 일부 인사들도 유씨에 대한 입국금지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병역은 약속이다?→ 사실 아님

유씨는 “잘못이라면 군대에 가지 못한 것뿐”이라며 “군대 가려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유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약속 못 지킨 게 죄냐. 너희는 평생 약속한 거 다 지키고 사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병역의 의무를 저버린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 대한민국 헌법을 어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리나라는 법률을 통해 군복무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9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병역법 제3조 1항도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대한민국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른 국적포기자와 차별한다→ 대체로 사실 아님

최근 5년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1만3000여명. 유씨와는 달리 입국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씨 사례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외국국적 취득에 따른 병역면제 사례가 아닌, 병역 의무를 피하고자 외국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2016년 9월 유씨가 자신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1심 재판에서 “유씨가 공익근무 소집기일을 한 차례 연기한 뒤 미뤄진 소집기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외여행을 허가받아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며 “병역 의무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국금지가 사법부 판단 위배?→ 대체로 사실 아님

유씨는 지난 3월 LA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LA총영사관이 2015년 유씨의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였다. 유씨는 이를 근거로 입국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대법원 판결은 유씨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과정에서 절차적 위반이 일부 있으므로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였다. LA총영사관이 지난 7월 비자 발급을 또다시 거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법원이 지적한 사항을 보완해서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한 결과였다.

법원이 비자 발급 판결을 내려도 외교부 비자 발급 거부와 법무부 입국금지는 서로 다른 법에 기반한 행정처분이라는 점에서 입국금지가 당장 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은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에게는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1세부터는 법무부 판단 하에 입국할 수 있지만, 출입국관리법 등에 따라 입국금지도 가능하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