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분씩 따로 들어오세요.”
서울 등 수도권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첫날인 2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에서 “6명인데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겉보기에 일행처럼만 보이지 않으면 상관없다는 설명이었다. 사무실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도 여러 명이 대화하며 우르르 몰려왔다가 식당 앞에서 4명 이하로 나뉘어 들어가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직장 동료로 보이는 7명은 4명과 3명으로 나눠 들어간 뒤 각각 다른 테이블에 앉았으나 거리는 1m가 채 되지 않았다. 두 팀은 함께 대화하는 등 사실상 ‘한 테이블’에 앉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식당 관계자는 “손님들이 기분 나빠할 수 있어서 뭐라고 하기 힘들다”며 “일단 한 테이블에 4명 이하로만 앉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말연시 코로나19 확산세를 다잡기 위해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놨지만, 현실에서는 다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대부분 식당에서 5인 미만만 받아 방역지침을 지켰지만, 일부에선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중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35·여)씨는 이날 점심을 배달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5명이 한 팀으로 일하는 이씨는 평소 팀원들이 다 같이 점심을 먹지만, 이날부터 ‘점심팀’을 2명과 3명으로 나눴다. 2명 팀에 속한 그는 “2명이라서 식당에 갈 수도 있었지만 되도록 접촉을 줄여야 할 것 같아 아예 나가지 않았다”며 “당분간 점심은 간단히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집합금지 기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많은 이들은 식당에서 일행이 따로 앉아서 먹는 것이 규정 위반인지를 두고 헷갈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두 테이블에 나눠 앉더라도 ‘사적 모임’에 해당할 경우 위반사항이다. 그 외에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직장동료 6명이 3명, 3명씩 입장한 뒤 멀리 떨어져 앉으면 문제가 없는 건지, 식당에 함께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식당에 물어봐도 말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에서는 단체 예약을 문의하자 “테이블을 좀 떨어뜨려 놓으면 된다”며 ‘쪼개기 식사’를 하도록 안내했다.
연말연시 모임은 대부분 취소되는 분위기다. 중구의 한 호텔 식당 관계자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명령 이후 취소가 급증했다. 예약률은 50% 미만”이라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 레스토랑도 단체 식사를 예약한 이들에게 예약을 취소하거나 행정명령 기한인 다음 달 3일 이후로 예약을 연기하라고 안내했다.
일부 식당에서는 예약 취소 시 위약금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했던 A씨는 “아이 돌을 맞아 양가 부모님 등 10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려다가 5인 이상 모임 금지 때문에 취소하려고 했는데 호텔에서 취소하려면 위약금을 내라고 한다”며 “정부에서 지침이 내려와 취소하는 건데 위약금을 다 받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속상해했다.
권구성·이종민 기자 ks@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