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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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EU, 미래 관계 협상 타결… “수출 기업 대비해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 관저에서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이 타결되자 환호하고 있다. 런던 신화=연합뉴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시간)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한국 수출 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이나 EU로 직접 수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영향은 적지만 내년부터 통관이나 인증 규제에 변화가 생기는 만큼 미리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25일 이번 협상 결과가 영국 또는 EU로 직수출하는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8월 22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 서명됨에 따라 한·영 간 FTA 특혜무역 관계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FTA에 따라 EU를 경유한 수출도 요건을 충족하면 3년간 한시적으로 ‘직접운송’으로 인정돼 특혜관세 혜택이 부여된다.

 

EU 현지에서 생산해 영국으로 수출하는 한국기업도 협상 타결에 따라 EU와 영국통관 때 무관세를 계속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협정상 원산지 규정 충족 여부에 따라 무관세 특혜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무역협회는 “일부 품목은 EU 역내에서 필수적인 생산공정이 수행돼야 한다”며 “부가가치기준을 적용하는 자동차와 관련 부품, 기계류 등은 한국산 부분품 사용 비중이 높을수록 최종 생산품이 EU 역내산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EU 무역협정의 원산지 규정 충족을 위해서는 필요한 경우 한국 또는 EU 역외에서 조달하는 부품을 EU 역내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연말까지 이행 기간이 종료되면 영국·EU 간 역외 통관절차가 부활한다. 영국은 전체 수입의 49.1%를 차지하는 EU 수입품이 역외통관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내년 1월 1일부터 당분간 통관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역협회 측은 “이행 기간이 종료되면 EU와 영국은 각각 별개의 법률과 규제가 적용되며, 특히 인증의 경우 인증기관 소재국에 따라 효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는 이행 기간이 끝나면 영국 공인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받은 ‘CE 인증’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영국도 CE 인증을 대체하는 독자적인 UKCA 인증을 발표했고, 2021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EU 공인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받은 CE 인증 효력을 인정할 계획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 기업도 통관 및 인증 규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수출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와 공동으로 ‘브렉시트 대응지원 데스크’를 운영 중이며, 이행 기간 끝나면 브렉시트 전담 관세사를 지정하고 상담 창구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