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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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사라진 제주… 카지노 불황 극심

전체 절반 휴업… 매출 3분의 1토막
면세점도 판매액 70% 줄어 ‘죽을 맛’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 카지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이 사라진 제주도에 외국인전용카지노와 시내면세점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8개 카지노 중 절반이 휴업 중이고, 카지노 업계 전체 매출은 작년의 3분의 1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내 카지노 매출액은 지난해 1903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수준으로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에는 랜딩카지노 개장 효과로 역대 최고액인 5112억원을 기록했다.

 

업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제주관광진흥기금도 바닥이다. 관광진흥기금은 카지노에 부과하는 카지노납부금과 제주국제공항에서 출국 시 부과되는 출국납부금으로 채워진다.

 

카지노업계는 매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1~10%의 관광진흥기금을 제주도에 낸다. 최근 3년 동안 낸 관광진흥기금을 보면 2017년 138억원·2018년 131억원에서 2019년에는 471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제주신화월드로 확장 이전한 랜딩카지노 2018년 매출액이 3848억원(제주 전체 카지노 매출액의 75%)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9배나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카지노가 내야 할 관광진흥기금은 4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이마저 제주도가 납부 유예를 결정하면서 사상 첫 수입액이 0원을 기록하게 됐다.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손님이 없어 운영해도 적자만 쌓인다. 문을 열어도 매출이 떨어져 무급휴직까지 결정했다”며 “하늘길이 정상화돼 외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은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롯데관광개발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롯데호텔제주 내 엘티카지노를 최근 제주시 노형오거리에 개관한 드림타워복합리조트로 이전 절차를 밟고 있지만, 카지노 개장은 상당 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카지노에 1000여명을 채용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지역 카지노와 면세점은 휴업, 영업시간 단축, 무급휴직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정부 코로나19 지원책의 혜택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한은은 “면세점과 카지노는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들 업종의 불황은 제주 경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도내 카지노사업자가 제주관광진흥기금의 약 70%를 부담하고 있어서 카지노 매출 부진은 제주지역 관광개발 지원 사업에도 악영향”이라고 밝혔다.

 

면세점의 경영난도 심각했다. 제주지역 면세점의 올 1~9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69.5%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 6월부터 휴점한 시내 면세점 2곳이 최근 영업을 부분 재개했으나 일부 중국 대리구매인(따이공)을 제외하면 고객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28일 현재 21만256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1만2858명)보다 87.6% 감소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