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연방 상원의원 2명을 선출하기 위한 결선투표가 5일(현지시간) 실시된다. 현재 상원에 공화당은 50석, 민주당은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을 포함해 48석을 확보한 상태여서 이번 조지아 결선투표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을 어느 당이 차지할지 판가름난다. 민주당이 2석을 모두 확보하면 상원 의석이 민주·공화 각 50석으로 동수가 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상원의장 자격으로 주요 표결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투표 전날인 4일 조지아주를 찾아 각각 자당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잠시 호소한 뒤 자신의 대선 불복 의지를 과시했다. 그는 특히 오는 6일 미 연방 의회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각 주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 인증할 때 상원의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선거 결과를 뒤집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위대한 펜스 부통령이 우리를 위해 그 일을 해내기를 바란다”며 “그는 멋진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미 언론은 ‘펜스 부통령이 사회권을 이용해 각 주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부정하는 결정을 하긴 어려울 것’이란 취지로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국정 현안에 집중하지 않고, 선거 결과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시간만 보낸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조지아에서 두 석 모두 이기면 미국인 1인당 600달러가 아닌 2000달러를 지급하는 추가 경기부양법안을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를 위해 조지아주의 브래드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1만1870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가한 것이 ‘트럼프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지아주 데이비드 월리 선거관리위원은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민형사상 조사를 요구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 패니 윌리스도 성명에서 “지방검사로서 두려움이나 호의 없이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 사법처리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테드 류, 캐슬린 라이스 하원의원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