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시위자를 폭행한 의혹을 받는 가운데 과거 고등학교 시절 서클간 집단 폭행 사건에 연루돼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자서전에서 당시 경험을 언급하며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일방적인 징계를 받았다는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
5일 박 후보자의 과거 자서전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서울 남강고등학교 재학 중 ‘갈매기 조나단’이라는 음성 서클에 가입했다. 박 후보자는 서클에 가입한 배경에 대해 “어떤 일에든 누구나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집단 구타를 당한 이후 내 안에서 막연한 힘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지배됐던 것 같다”며 “혼자서 그들을 막아낼 재주가 없었으니 집단에 가입된 것만으로도 방어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하굣길에 불량학생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반항아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고등학교 2학년 말 무렵에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그는 “어느 날 아침 등굣길에 이학성이라는 서클 친구가 상대 서클 아이들로부터 집단 몰매를 맞는 일이 생겼다. 이는 집단 패싸움으로 발전했고,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패싸움의 원인은 상대 아이들이 우리 친구를 아침 등굣길에 몰매를 가했던 데 있다”며 “원인 행위에 대한 단죄나 최소한의 진상파악과 처벌이 없는 것을 보고 당시 학교 선생님들의 공정성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을 포함해 4명 정도가 퇴학 대신 자퇴를 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소개했다. 다른 친구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으나, 박 후보자는 학교에 다니는 것에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해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택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힘과 배경이 있으면 나쁜 짓을 해도 묻혀버리고, 이렇다 할 배경이 없으면 자기가 저지른 잘못보다 훨씬 무겁게 단죄를 받는 것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내 눈에 들어온 사회였다”며 “정부·권력은 궁극적으로 민중에게 도움 되는 게 아니라 민중을 착취하고 어렵게 만드는 도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무정부주의 성향을 띠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박 후보자는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면담을 요구한 고시생을 폭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2016년 11월23일 오후 10시쯤 박 후보자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오피스텔 앞에서 사법시험 폐지를 막아달라고 시위를 하던 한 고시생을 멱살을 잡고 폭언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폭행 의혹에 대해 “그 반대”라며 “내가 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2019년 4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강하게 충돌할 때 회의장 앞을 지키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재판에서 “봉쇄하는 한국당 관계자들을 뚫기 위한 정당한 공무집행 행위였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