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얼굴이 무작위로 노출된 유튜브 영상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구글이 법적 다툼 초읽기에 들어갔다.
7일 경기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LLC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관련 영상 40건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삭제 요청한 영상들은 ‘조두순’이란 키워드로 유튜브 영상을 전수 조사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들이다.
해당 영상에선 조두순 거주지 이웃 주민과 경찰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노출돼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안산시는 설명했다. 또 조두순의 거주지를 특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글 측이 안산시의 요청을 이른 시일 안에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시는 지난달 14일 구글코리아에 유튜브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해당 영상이 불법이라는 법적 근거 등을 작성해 구글LLC에 제출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겪는 불안감과 불편함 등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하면 유튜브를 상대로 형사고발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런 영상물이 헌법이 보장한 거주의 자유, 사생활 비밀 보장 등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욕설과 과격한 행동 등을 그대로 노출해 유튜브의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에 대한 정책’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련 영상의 지속적인 노출로 조두순 주거지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와 추가 범죄 피해 가능성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