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 안팎의 혹한 속 3세 여아가 내복만 입은 채 집 밖에서 서성이다 행인에게 발견됐다. 아이는 종일 굶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아이의 친모 A씨를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A씨의 딸 B양은 전날 오후 5시40분쯤 집에서 약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내복 차림으로 행인 C씨에게 발견됐다.
C씨는 B양을 옷으로 감싼 채 강북구의 한 편의점으로 들어갔고, 아이는 대소변으로 바지가 젖어있었다. 이 모습은 편의점 폐쇄회로(CC) TV에 담겼다.
B양은 C씨에게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은 최저기온 영하 18.6, 최고기온 영하 10.7도의 한파가 종일 계속됐다.
경찰은 B양이 친모 A씨가 아침에 출근한 뒤 9시간가량 집에 혼자 있었으며 잠시 집 바깥으로 나왔다가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집 내부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쓰레기로 가득 했고, 청소가 안 된 상태였다. 아이의 친모는 “쓰레기를 모아 버리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지난달에도 B양의 집 밖에서 울고 있었다는 인근 주민의 진술과 함께 신고자 C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B양은 친척 집으로 분리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SBS 방송화면 갈무리(편의점 CC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