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며 새해 다짐을 한다. 그 다짐 속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다이어트다. 특히 비만인 사람들은 외형적인 이유 외에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가 꼭 필요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해마다 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단식 등 각종 다이어트 법이 유행하지만 성공으로 끝맺음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들은 비만은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과 연결되는 만큼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할 것을 권유한다.
◆비만은 당뇨 위험 발생 5배 이상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비만은 체내 지방량,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측정 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측정 가능한 것이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다. 이 수치가 25를 넘으면 비만으로 본다. BMI 35 이상은 고도 비만이다.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대장암, 유방암 등과 연결된다. 비만인 경우 제2형 당뇨병 발생의 위험성이 정상체중에 비해 5~13배 더 높다. 비만으로 생기는 당뇨병은 인슐린이 충분히 있는데도 제대로 작용을 못해 생기는 것으로 특히 복부 비만이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높다. 하지만 당뇨병 전단계에서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2년 이상에 걸쳐 2.5~5.5㎏의 체중을 감량할 경우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는 30~60%로 감소한다.
◆지속가능한 다이어트… 지중해식 변용해볼까
다이어트 결심 후 중요한 것이 식단의 변화다. 원푸드다이어트나 극단적으로 며칠씩 굶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요요현상뿐 아니라 건강에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병덕 교수는 “식단을 통한 체중 감량은 결국 인위적인 영양결핍을 만들어 주는 게 초점이다. 시중에 유행하는 다이어트의 공통점은 짧은 기간 효과를 낸 후 다시 원래 식단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라며 “다이어트 식단은 평생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는 것이 제 1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지중해식 식단’을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식 식단이라고 하면 토마토와 올리브오일만 떠올리지만 이 교수는 여기에 ‘한국화’를 접목시킬 것을 조언한다. 지중해 식단이 갖는 공통점인 풍부한 항산화, 적절한 오메가3 비율, 비정제곡물 섭취 등 핵심 내용을 한국 식단에 적용하라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의학논문 사이트인 ‘펍메드’에 지중해 식이의 효과를 요약해놓은 리뷰논문만 1850개가 넘을 정도로 지중해식의 효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피라미드 구조’를 통해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피라미드 상단에 위치한 가공음료 등 단순당과 가공된 육류는 한 달에 한두 번으로 철저히 제한하되, 중간에 위치한 해산물·닭고기류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섭취하고, 하단에 위치한 야채·과일, 통곡물은 매일 다양한 색상으로 섭취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최근 지중해 식이를 각 나라에 맞춘 순응도 개발 논문이 쏟아졌다. 나라마다 갖고 있는 식재료가 다른 만큼 지중해 식이에 해당하는 좋은 재료를 먹고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마토 파스타와 올리브 등 지중해 국가에서 먹는 음식이 아니라, 백미는 현미로, 일반 식용유는 들기름이나 올리브오일로 대체해 한국식으로 변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유방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지중해식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했더니 항비만약제만큼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