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고시생 폭행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피해자 측이 사건 발생 직후 박 후보자의 보좌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추가 공개하며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때 폭행 피해자의 증인 채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0일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과 카카오톡 대화록에 따르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모임’(이하 사존모)의 고시생 7∼8명은 2016년 11월 23일 박 후보자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오피스텔 앞을 찾았다. 이들은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오피스텔 1층에서 기다린 끝에 오후 10시쯤 박 후보자를 만났다.
사존모 회원 A씨는 박 후보자에게 “사법시험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읍소했지만 박 후보자가 “이 XX 누구야”, “너희 배후가 누구야”라면서 멱살을 잡고 모자챙을 흔드는 등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박 후보자가 보좌진을 시켜 A씨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을 찍었으며 박 후보자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도 밝혔다. 피해자 A씨는 폭행사건 후 이종배 사존모 대표에게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이틀 동안 술만 마셨다”며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도읍 의원실을 통해 박 후보자의 배모 전 보좌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폭행사건 직후인 오후 11시8분 배 전 보좌관에게 “저희 회원이 의원님께 신체 접촉을 당해서 경찰서를 가려고 하는데 통화 부탁드립니다. 의원님이 술에 취하신 것 같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표는 다음 날 “어제 있었던 사실관계”라며 박 의원이 사존모 회원의 얼굴을 강제로 사진 찍으려 한 점과 캡모자를 강제로 벗긴 것 등을 상세히 기술해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 전 보좌관은 이 대표의 문자에 응답하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지난 5일 폭행 논란에 대해 “내가 폭행을 당할 뻔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구체적인 경위는 인사청문회장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