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것과 관련해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로지 국민통합, 나라의 품격과 미래만 보고 대통령이 결단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을 말했을 때 나는 적극적으로 환영했고 그 제안이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내가 사면에 동의하는 이유는 이제는 국민통합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친문 세력이 반대하자 이 대표는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 공감대’로,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로 말을 바꿨다”고 지적하며 “결국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게 사면이라는 초 사법적 권한을 부여한 의미를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확정 받으면서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됐다. 박 전 대통령이 가석방이나 특별사면 없이 형을 모두 채운다고 가정하면 87세가 되는 2039년에 출소하게 된다.
이날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집권 5년 차 화두로 ‘통합’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반기 중 사면을 전격 결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들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직 대통령 사면의 국민 통합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기여 못 할 것’이라는 응답이 56.1%로 집계됐다.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38.8%였고, ‘잘 모르겠다’는 5.1%였다.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하라>
오늘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었다.
이낙연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을 말했을 때 나는 적극 환영했고, 이대표의 제안이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가 사면에 동의하는 이유는 이제는 국민통합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문세력이 반대하자 이대표는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 공감대'로 말을 바꾸었고,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를 얘기했다.
결국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게 사면이라는 초사법적 권한을 부여한 의미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사법적 결정을 넘어서 더 큰 대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
전직 대통령 사면을 두고 가식적인 정치 쇼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 눈높이라는 구실을 찾지도 말고, 선거에 이용할 생각도 하지 말라.
오로지 국민통합, 나라의 품격과 미래만 보고 대통령이 결단할 일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