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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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모친 "딸, 나쁜 마음 먹을까봐 같이 살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검찰 재수사와 수사내용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강제추행 사건의 피해자 모친이 ‘2차 가해’에 힘들어하는 딸의 일상을 공개했다. 모친은 악성 댓글에 딸이 혹여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딸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시장 강제추행 사건의 피해자 A씨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공개했다. 이 탄원서는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재판부에 최근 제출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어머니는 “혹시라도 우리 딸이 나쁜 마음을 먹을까봐 집을 버리고 딸과 함께 살고 있다”며 “우리 딸은 밤새도록 잠을 못 자고 불 꺼진 방에서 휴대폰을 뒤적거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를 확인하고 악성 댓글들을 보고 어쩌다 잠이 든 딸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나는 우리 딸이 정말 숨을 쉬지 않는지 확인을 하느라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김 변호사를 포함한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선고에 대한 입장을 내고 “유죄판결 및 실형 선고, 법정구속을 통해 사법 정의를 실현해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A씨에 대한 2차 가해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원순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그로 인한 A씨의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