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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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J열방센터, '제주안심코드'로 방문자 동선 숨긴 정황 드러나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용리 봉황산 자락에 위치한 BTJ열방센터. 뉴스1

BTJ열방센터가 방문자 동선을 숨기려고 제주도가 운용 중인 전자출입명부 ‘제주안심코드’를 조직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제주도 관광지의 QR코드 사진만 있으면 방문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허점을 노렸다.

 

인터콥 서울지부는 지난해 12월 24일 ‘BTJ열방센터 참석 시 숙지사항’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인터콥 신도들에게 발송됐다. 개신교 선교단체인 인터콥은 BTJ열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메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교란하려는 방법이 담겼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BTJ열방센터 방문 시 휴대전화를 끄고, 복귀 시까지 절대 휴대폰을 켜지 말고, 외부인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 것 등이 제시됐다.

 

특히 메일은 제주안심코드 앱을 사용해 거짓 방문 이력을 꾸며내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제주안심코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이력과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도가 운영 중인 전자출입명부다.

 

제주안심코드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고 이 앱을 통해 사업장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그동안 제주안심코드는 사업장에 부착된 QR코드 이미지만으로 방문 인증이 되면서 방역 혼선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BTJ열방센터 방문 시 숙지사항이 담긴 메일. 연합뉴스

메일 내용을 보면 이들은 제주 QR코드 사진을 메신저 비밀채팅방으로만 공유하고, QR코드를 인터콥 제주지부를 통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 마지막에는 ‘본 메일은 대외비이며 승인 없이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된다. 숙지 후 바로 삭제 바란다’라고 강조돼 있다.

 

현재 BTJ열방센터와 관련한 감염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하면서 지난 13일까지 57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제주도는 14일 BTJ 열방센터를 방문한 제주도 거주자 39명 중 30명을 검사한 결과, 2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른 5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9명 중 6명은 여전히 연락되지 않아 경찰과 공조해 통해 소재를 파악할 계획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