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아동 학대에는 무관용 징벌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가정은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은 자리에서 “정인양 사건으로 많은 분이 아동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일회적인 관심으로 끝내서는 안 되는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훈육과 학대를 구별하지 않고 학대 개념을 너무 좁게 인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번 정인양 사건도 세 번에 걸쳐 신고가 있었다. 신고 내용이 축적되게 해야 한다. 경찰과 기관이 기록을 서로 공유하고 기록을 누적하는 제도를 생각했고, 역시 아동학대에는 무관용 징벌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아동보호 기관 등의) 공공화를 위해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결국 시장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느냐,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라며 “이 문제는 최우선 순위에 두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제대로 아동 보호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를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을 두고 살인죄가 적용된 양모에 이어 정인이 양부도 살인죄 적용해야 한다는 청원이 게재됐다.
이달 4일 올라온 ‘정인이 양부는 양모와 공범입니다. 반드시 살인죄가 적용돼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15일 오후 1시30분 기준 현재 23만6779명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아이가 그렇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모를 수가 없다”며 “정말로 아이가 죽어가는지 모르고 271일을 살았다면 그건 방임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가 잘 알 것”이라며 “내 상식으론 눈을 감고 다니지 않는 이상 모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직장일이 바빠 새벽에나 출근하고 퇴근하여 누워있는 아이만 본건가”라고 되물었다.
검찰은 앞서 안씨를 기소하면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아내 장모씨에게 적용됐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안씨의 공소장에서 빠졌다.
전날 열린 이들 부부의 1회 공판에서도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지만, 안씨에 대해서는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았다.
안씨 측은 앞선 재판에서 “아이에 대한 보호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아내가 아이를 자기 방식대로 잘 양육할 거라 믿어서 그런 것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