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새해 화두가 됐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과 관련해 “아직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는 질문에 “우리 국민들이 입은 상처가 매우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밝힌) ‘포용’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단순한 회복을 넘어서 코로나 양극화와 격차 불평등을 해소하는 포용적 회복이 중요하다는 말씀에서 독립된 주제로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사면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두 분 전임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사실은 국가적으로 매우 불행한 사태”라고 전제했다. 이어 “재판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엄청난 국정농단 권력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국가적 피해가 막심했다”며 “법원도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대단히 엄하고 무거운 형벌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기는 하지만 법원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사면을)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문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입장에 따라 이 대표가 청와대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깊은 고민을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