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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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운동보다 사회적 관계·마음 중요”

마르타 자라스카/김영선 옮김/어크로스/1만7000원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마르타 자라스카/김영선 옮김/어크로스/1만7000원

 

“안녕하세요.” 1990년대 초, 저명한 노인학자 장 마리 로빈은 프랑스 남부 도시 아를에 위치한 양로원에 머물던 잔 칼망 할머니의 방문을 여는 순간 그녀의 선명한 인사말에 깜짝 놀랐다. 117세의 할머니가 힘차고 매우 또렷한 목소리로 인사를 먼저 건네왔기 때문이다. 100세 이상의 프랑스인들을 조사하던 그는 정신이 흐릿하고 눈이 멀거나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할머니를 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로빈은 이후 40여 차례 칼망을 더 만나 그녀의 사례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연구했다. 칼망은 이 사이 122년 164일 동안 살면서 인간 장수 기록을 경신했다. 로빈은 조사 결과 칼망의 장수 비결은 식습관이나 운동보다는 사회적 관계와 마음이었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면 주위 관계를 긍정적으로 형성하려고 노력한 낙관주의자 칼망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두 부류로 나눴다고 한다. 첫째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일은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은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600여 건의 논문을 분석하고 50여 명의 과학자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지금껏 건강을 위해 기울인 식습관이나 운동 등의 노력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관계와 마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사망 위험도를 23~33% 정도 낮출 수 있고, 하루 6인분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경우 26%까지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은 사망 위험도를 무려 49%나 줄여주고, 폭넓은 사회관계망은 45%,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느낌 역시 35%를 각각 낮춰준다고 한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