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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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 약한 형량 씁쓸”

‘가혹행위’ 운동처방사 1심서 징역 8년 선고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 연합뉴스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 등에게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운동처방사 안주현씨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정의당은 23일 “피해자들이 수년간 입은 고통에 비해 초범이라는 이유로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한 것보다 약한 형량이 선고된 점은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용기 내어 가해자들을 고소했던 동료 선수 대부분은 어느 팀에서도 찾지 않아 운동을 그만둬야 할 처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결코 선수들을 보호해주지 않는 체육계에 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스포츠계 폭력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요구되지만 외면하거나 미온적인 대처 등을 일삼는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정의당은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진상규명을 통해 고인의 호소에 한 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고 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상윤)는 전날 안씨의 의료법 위반 및 사기, 폭행, 유사강간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안씨한테 징역 8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수강, 신상정보공개 7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치료를 명목으로 선수들을 구타·추행하고 이를 못 견딘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라며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등 고통이 엄청났는데도 어떤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의사 면허도 없이 선수들한테 의료 행위를 하고 치료비 명목으로 2억원 이상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선수들을 때리고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