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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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꼭 새로운 삼성 만들겠다”

사내 게시판 통해 임직원에 메시지 전달
“투자·고용창출·사회적 책임에 힘써달라”
준법감시위, 계열 최고경영진과 간담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구속 후 처음으로 삼성 임직원들에게 사과하며 새로운 삼성으로의 도약을 약속했다. 또 투자와 고용창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은 “저희는 지금 참담한 심정과 비상한 각오로 이재용 부회장의 메시지를 대신 전한다”고 밝히며 사내망에 글을 올렸다. 구속 사흘 만인 지난 21일 이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앞으로도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전한 이후 두 번째 옥중 메시지다.

이 부회장은 사내 구성원들에게 “삼성 가족 여러분, 너무 큰 짐을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국민들께 드린 약속들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전자의 경영 차질과 대규모 투자 위축 우려 등이 제기된 점을 의식해 전문경영인 위주로 공백 없이 관련 업무를 추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P3 공장 등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저는 더욱 자숙하면서 겸허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겠다. 지금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꼭, 새로운 삼성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뉴스1

삼성의 전자 계열 최고경영진은 준법감시위원회와 만나 준법경영 의지를 다졌다. 이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등 7개 협약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계열사별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김지형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초청으로 이뤄졌고, 김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준법경영을 통해 삼성이 초일류기업을 넘어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준법위 관계자는 “대표이사들이 준법경영 부분을 계열사별로 강화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수감된 이 부회장과 관련된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발생한 일들에 대해 좀 더 잘해야겠다는 취지의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