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율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야권의 잠재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큰 폭으로 앞서면서, 이 지사의 '1강 체제'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이 잦아들면서 오히려 상승 동력이 꺾였고,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이 지사의 지지율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27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를 꼽은 응답이 28.7%로 가장 많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 총장과 이 대표는 각각 14.0%, 11.4%에 그치면서 이 지사와 약 2배 격차를 보인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이 지사는 윤 총장에 45.9%대 30.6%로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섰다.
특히 지역별로 윤 총장은 부산·울산·경남(41.5%, 35.9%)에서만 이 지사를 앞섰을 뿐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이 지사에게 밀렸다. 대구·경북에서도 이 지사(39.2%)가 윤 총장(36.0%)을 앞섰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윤 총장의 기세도 최근 조금 주춤한 모양새다.
여론 조사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윤 총장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흐름엔 변화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 지사와 윤 총장의 가상대결을 가정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6~17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에선 윤 총장은 45.1%, 이 지사는 42.1%로 오차범위 내에서 윤 총장이 앞서기도 했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건 1년 가까이 진행됐던 추 장관과의 갈등이 매듭지어지면서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지지동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이 밀어내려 할 때마다 만들어진 윤 총장의 '핍박받는 순교자' 이미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한 점도 윤 총장의 '반문'의 상징성을 퇴색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이 지사는 이 대표와 윤 총장 하락세의 빈팀을 효과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이슈를 과감하게 선점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 '전직 대통령 사면 반대' 등 적극적인 '친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추-윤 갈등이 일단락 되면서 차기 대선 국면이 전환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 지사 입장에선 정치권 이슈에 '선택적 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지사에게) 당분간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