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켰고, 우리는 역대 가장 큰 불평등을 겪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대유행의 경제적 타격을 회복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는 데 반해, 가장 부유한 1000명의 부자들은 불과 9개월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손실을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명의 억만장자 남성들의 부는 5000억달러나 급등했는데 이는 전 세계 모두를 위한 코로나 백신 비용을 지불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우리 경제와 사회는 코로나19만큼 치명적인 불평등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전 세계 수십억명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실에도, 소수의 부유층은 마치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듯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비롯해 여성, 소외된 인종 및 민족 집단의 경우 소득을 잃거나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인종 및 민족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불평등하게 희생시키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아프리카계 흑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보다 40%나 더 높다. 미국에서도 라틴계와 흑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할 가능성이 백인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들의 사망률이 백인 수준이었다면 2020년 12월 기준으로 2만2000명은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가족이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시는 만나게 될 수 없을지 생각해 보라. 이는 우리 경제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엘리트주의, 백인우월주의, 인종주의, 가부장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옥스팜은 전 세계 젊은 환경운동가,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자, 그리고 ‘불평등 투쟁연맹’ 활동가들의 요구를 반영해 전 세계 모든 정부가 극단적인 불평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전 세계 지도자들이 가장 부유한 국가와 국민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모두의 백신’(People’s Vaccine)을 지원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리더들은 제약 회사와 직접 만나 담판을 짓고 백신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충분한 양의 백신이 생산되도록 힘써야 한다.
저탄소 부문에 투자해 수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 특히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여성들이 매일 수행하는 수십억 시간의 저임금 및 무급 돌봄 노동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계획을 행동으로 옮길 때다.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입법활동은 정부의 일이지만 경제 주체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더 공정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고, 대기업이 해를 끼치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