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은 29일 “부산분들 보수 언론을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시민들을 상대로 ‘한심스럽다’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여년 부산은 쇠락의 길 걸었다.. 벚꽃 지는 순서대로 그 도시는 망한다고 하는데 부산도 망할 수 있다고 한다”며 “28년간 국민의힘이 부산의 모든 정권을 잡았다. 28년의 문제와 지난 3년 간을 시민들이 비교해주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TV조선, 채널에이를 너무 많이 보셔서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참 한심스럽다”라며 “이제는 우리 부산을 발전시켜서 가족이 함께 일하는 도시를 만들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 의원의 발언이 ‘망언’에 가깝다고 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해에도 당대표가 ‘초라한 부산’이라고 했다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을 방문한 이해찬 전 대표는 “초라한 부산을 대개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며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하는 것만이 부산을 제대로 대개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좀 올랐다고 다소 들뜬 분위기인 것 같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한심스럽다고 할 수 있나”라며 “우리 때문에 치러지는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좀 더 자숙하고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야한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수언론을 통해 너무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말씀과 함께 한심하다는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했다. 분명히 저의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라며 “제 발언으로 불편하셨을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이런 불미스런 일이 다시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다시 한 번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