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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처음으로 30% 돌파…박스권 뚫고 확장성 보여줬다

반년 이상 남은 대선 경선까지 여러 변곡점 있을 수도

이재명 경기지사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가 처음으로 30%를 돌파하면서 여권내 대세론을 형성할지 주목된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거부감이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이 지사의 최대 한계로 지목됐던 박스권을 뚫고 확장성을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6∼28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이 지사는 32.5%로 윤석열 검찰총장(17.5%)·민주당 이낙연 대표(13.0%)에 크게 앞섰다고 세계일보가 1일 보도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이재명 지사가 차기주자 선두를 달리기는 했지만 3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라는 수치는 최근까지도 25% 안팎의 지지율과 맞물려 '박스권에 갇힌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정책이슈를 주도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강 주자였던 이 대표가 사면론 여파로 고전하는 데 따른 반사이익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지사가 1강 체제를 확고히 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같은 압도적 대세론이 형성될지는 아직 판단이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당내 기류다.

 

확실히 30%대에 안착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에서도 이 지사는 한 달 전보다 5.2%포인트 상승한 23.4%를 기록하며 윤 총장(18.4%)과 이 대표(13.6%)를 제쳤으나, 여전히 20%대를 기록했다.

 

여권 최대주주인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남아 있는 '비토 정서'가 이 지사의 극복과제라는 말이 많다.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2018년 경기도지사 경선을 거치며 이 지사가 친문 세력과 치열한 갈등을 벌인 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친문 진영과 당 지도부에서는 최근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드라이브를 두고도 불만 기류가 일부 감지됐다.

 

당정이 소비진작을 위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전제로 코로나19 안정을 내세우는 가운데 경기도는 이달부터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결정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지자체의 보완적 역할을 언급한 것은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 것인데 경기도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친문 의원은 "이 지사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을지 몰라도 정치적 신뢰도는 낮아지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 발언을 아전인수로 해석하며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민심에 밀착한 도정 행보를 이어가면 당내 비토 정서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지사 측근 의원은 "비토 정서의 실체도 불분명하지만, 당심은 결국 민심을 따라올 수밖에 없다"며 "이 지사의 지지율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1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년 이상 남은 대선 경선까지 여러 변곡점이 있을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구도가 다양화되면 새 국면이 열릴 것"이라며 "현재의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