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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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피해계층 맞춤형·전 국민 지원 '4차 재난지원금' 추진 공식화

"4차 재난지원금 준비하겠다. 추경 편성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 함께 정부와 협의하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포괄하는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며 "추경 편성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조치로 피해를 본 취약·피해계층은 두텁게 지원하고, 경기 진작 성격을 띤 전국민 지원의 경우 시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를 보고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 편성 방침을 천명한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연장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경우 예산을 미리 편성해 둠으로써 향후 소비 진작의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 속도감 있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략적인 재난지원금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선별이냐, 전국민이냐'라는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을 종식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는 추경 논의가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14조3천억원)과 3차 맞춤형 재난지원금(9조3천억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맞춤형·전국민'을 포함해 최소한 20조원 이상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충분한 규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 당내 컨센서스"라며 "당정 간 논의 진전에 따라 기존의 지원을 뛰어넘는 30조원 규모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국가채무 증가가 전례 없이 가파른 것은 사실이지만, 나라 곳간을 적절히 풀어야 할 때가 있다. 풀 때는 풀어야 다시 채울 수 있다"며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이 대표가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한 신복지제도 구상도 드러났다.

 

그는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돌봄, 환경 등 전 영역에서 국민 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면서 적정기준을 지향하는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했다.

 

이 같은 틀 안에서 만 18세까지 아동수당 지급 확대, 전국민 상병수당 도입, 온종일 돌봄 비율 40%로 확대, 공공 노인요양시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위를 설치해 논의를 이어나가고, 향후 대권주자로서 분야별 세부 정책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정책' 시리즈에 이어 이 대표의 '국민생활기준 2030'까지 여권 대권주자들의 정책 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당 대표 취임 후 두 번째인 이번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복지, 노동, 교육, 경제 등 각 분야 교수진 10여 명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정책 내용을 준비하고 이 대표와 메시지팀이 세부 내용을 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