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0개 구단의 기본 목표는 6위 이내에 들어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6위 자리를 둘러싼 순위싸움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2020∼2021시즌도 예외가 아니다. 4일 현재 인천 전자랜드(18승18패)가 6위를 사수하는 가운데 서울 삼성과 서울 SK가 나란히 16승20패로 공동 7위에 올라 전자랜드를 2경기 차로 맹추격 중이다. 이제 팀당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6강을 위한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일까 삼성이 움직였다. 삼성이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5일을 하루 앞두고 이관희(33·190㎝)와 케네디 믹스(26·205㎝)를 창원 LG로 보내고, LG로부터 김시래(32·178㎝)와 테리코 화이트(31·192㎝)를 받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로써 2011∼2012시즌부터 계속 삼성에만 몸담으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이관희와 신인 시절인 2012∼2013시즌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고, 이후 2013∼2014시즌부터 줄곧 LG의 간판선수로 활약한 김시래가 팀을 맞바꾸게 됐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처진 LG는 높이의 한계를 느끼고 있어 가드 라인에 신장이 있는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에서도 2m가 넘는 믹스를 영입해 골밑도 보강했다. 반면 경기를 조율해줄 포인트가드가 약했던 삼성으로서는 김시래가 오게 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공교롭게도 삼성과 LG가 6일 창원에서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트레이드가 확정되면서 이관희와 김시래가 이날 나란히 새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등장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김시래는 익숙한 창원을 원정선수 입장에서 방문하게 되고 이관희는 불과 며칠 전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함께 사력을 다했던 옛 동료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얄궂은 입장이 됐다.
송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