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 기초의회 의원들의 잇따라 음주운전과 성추행 등으로 물의를 빚어 법정에서 징역형 등을 선고받은 데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이들의 사퇴와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는 19일 논평을 내고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송상준 전주시의원에 대한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두 번의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건 등 도로교통법 위반 전과가 있는 데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송 의원은 더는 의원직에 연연하지 말고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주시의회는 그동안 사법 절차를 핑계로 송 의원에 대한 징계는커녕 윤리특위조차 소집하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한 ‘동료의원 감싸기’를 넘어서 징계 요구와 회부 절차를 규정한 시의회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 의원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당원 자격정지 1년이라는 하나 마나 한 징계를 결정했던 안이한 인식도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며 4선에 이른 송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민주당 내 윤리의식과 도덕적 수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인 만큼 즉각 유권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송 의원은 지난해 4월5일 오후 11시쯤 전주시 여의동 한 도로에서 면허정지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64%)을 넘어선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기소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대리운전 기사가 제때 오지 않아 불가피하게 핸들을 잡았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송 의원은 이날 열린 전주시의회 제378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한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시민과 동료 의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반성하며,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시민의 비난을 가슴에 새겨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공인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전날 정읍시민단체연대회의와 전북민중행동,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지역 55개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내고 동료 여성의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정읍시의회 A의원에 대한 퇴출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의원이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재판과정 내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하고 억울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며 정읍시의회의 신속한 제명 징계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단체는 “가해자인 시의원이 되레 억울하다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배경에는 정읍시의회의 잘못된 후속 대응에도 책임이 있다”며 “특히 선출직 공직자 품행에 대해 도덕·윤리적 판단을 하는 윤리특위조차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읍시의회는 내달 2일 윤리특위를 열어 해당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가해자가 한때 민주당 소속이었는데도 정읍시의회 의장단을 장악한 민주당이 성범죄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1년이 지나도록 일말의 정치·도의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데 유감”이라며 “지금이라도 당론으로 성범죄자에 대한 제명을 결정해 집권 정당으로서 시민들의 요구에 맞는 책임정치를 실현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A의원은 2019년 9월부터 10월 3차례에 걸쳐 음식점에서 동료 여성 의원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6일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허락 없이 안으려고 했고 이를 지켜본 증인도 있는 데도 끝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의 기미도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무원은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그 직을 잃는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