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 보름여 앞두고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데다,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관심이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에게 쏠리면서다. 여기에 반전을 일으킬 확실한 흥행요소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20일 설날 전·후 여론조사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변동 폭은 미미했다.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는 여전히 안 예비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영선 예비후보와의 가상 양자 대결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설 연휴 전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는 박 예비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의 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설 연휴 이후 조사에서는 10%p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전체 후보군 중 누가 가장 서울시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선두권은 바뀌지 않았다. 박 예비후보와 안 예비후보가 각 1·2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나 예비후보와 오 예비후보가 3~5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민의힘은 토론회에서도 '제3지대'에 밀리는 실정이다. 전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제2차 맞수토론의 실시간 시청자 수는 약 1200명이다.
이보다 하루 전 열린 안철수 예비후보와 금태섭 예비후보 간 토론회의 실시간 유튜브 시청자 수는 약 1만2000명이었다.
유튜브 실시간 시청자 수로 놓고 보면 국민의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제3지대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언론의 관심도 안 예비후보에게 쏠렸다. 여야 정치인뿐만 아니라 유명인들까지 가세해 안 예비후보의 토론을 평가하기에 바빴다.
여기에 금 예비후보가 갑작스럽게 던진 '퀴어축제' 질문에 대한 안 예비후보의 답변이 논쟁을 불러오며 관심도는 더 커졌다.
반면 국민의힘 토론회에서는 이렇다 할 흥행 요소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로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공약은 차별성이 적은 데다 각자의 방식으로 외부에 공개해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토론회에서 상대의 공약을 겨냥해 싸우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이렇다 보니 격식과 토론 자료, 드레스코드가 없는 '3무(無)' 방식으로 흥행이 기대됐던 토론회가 기대와 달리 밋밋하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전날 토론회에서 조은희 예비후보와 나경원 예비후보 간 처음으로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되자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너무 재미있었다. 토론의 진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서 그간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