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한 달이 된다. 지난달 6일 이후 시민들의 쿠데타 반대시위가 계속되고 국제사회 압박이 커지고 있는데도 군정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이 미얀마 사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인들은 28일에도 시위를 이어갔다. 군경은 시위대에 최루탄, 물대포 등을 발사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다웨이와 양곤에선 경찰이 쏜 총에 각 1명이 숨졌다. AFP는 다웨이에서만 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경찰 한 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었다. 전날 만달레이 인근 몽유아에서도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았으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는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군경의 대응방식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군정은 같은 날 “조국을 배신했다”며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를 파면했다. 그는 전날 유엔총회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즉각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해 미얀마인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2일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첫 회담을 갖는다. 미얀마 군정이 임명한 운나 마웅 르윈 외교장관도 참석한다. 회담을 주도한 인도네시아는 미얀마에 선거 감시단을 보내 총선을 다시 치르게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미얀마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회담이 군정을 정당화할 수 있는 데다 인도네시아 제안은 지난해 11월 총선을 무효화하려는 불법적 시도라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아세안은 미얀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아세안도 중국처럼 군정에 대한 제재와 비난에 근거한 접근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