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미얀마군, 시위대에 또 실탄 발포… 3명 중상

“20여명 부상… 실탄 맞은 3명 위독”
아세안 외무장관, 군부와 화상회의
수치 국가고문 즉각적 석방 촉구
2일(현지시간) 양곤의 한 도로서 쿠데타 반대 시위대가 경찰 트럭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양곤=AP연합뉴스

미얀마 보안군이 2일 북서부 깔라이 타운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쏴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현장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의사는 AFP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곳에는 의사가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한 구조대원은 “20명가량이 다쳤고 실탄을 맞은 3명은 위독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깔라이 지역에서 평화시위를 벌이던 마을 주민 한 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복부를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군경의 실탄 발사로 최소 18명이 숨진 ‘피의 일요일’ 이틀 만이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미얀마 군부와 특별화상회의를 가진 이날도 미얀마 곳곳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회의에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군부 측에 “고조되는 긴장 해결을 위해 아세안에 문을 열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사태가 악화하면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도 후퇴할 것”이라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후세인 장관은 군부가 주장하는 지난해 11월 총선 부정에 대한 ‘민주적 지원’을 위해 아세안이 선거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군정은 비극적인 퇴보이며, 비무장 시위대에 치명적인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제재는 군정이 아닌 미얀마 국민만 힘들게 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군부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한 반쿠데타 진영은 “아세안의 관여는 군부에 정통성을 부여할 뿐”이라며 특별화상회의 개최를 비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